제목: 우리 가족 제주 여행
이름: 조기웅


등록일: 2009-09-12 19:48
조회수: 3327 / 추천수: 310


우리 가족 제주 여행

釜山이나 여느 바닷가의 비릿함이 가득한 내음과는 사뭇 다른 淸凉함이 그윽한 쪽빛 바다의 濟州, 그 쪽빛을 그대로 여과 없이 옮겨 淸明한 푸르름으로 하늘, 산, 바다를 잇는 空間을 드리운 初秋의 濟州, 여행객의 異國的 香臭를 자극하는 아열대 식물이 점점이 박힌 濟州의 녹음, 불과 얼마 전 저들의 손으로 뽑아 놓은 그 곳의 최고 행정책임자의 하는 짓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召喚투표를 하던 政爭이 휘몰았던 騷擾의 場과는 분명 다른 곳이었다.

風光이 아무리 좋고 계절이 좋아도 바탕이 되는 날씨가 받쳐주지 않으면 여행의 즐거움의 眞髓는 다른 것으로 代替되기 어려운 법, 신혼 여행길을 포함한 대여섯번의 濟州 방문 중 最上의 날씨가 받쳐준 축복의 여행이었다. 거기에다 濟州 가족 나들이 중 최대 규모의 인원이니, 百年손님이라는 사위 둘이 손님이 아닌 아들처럼 동반되어 운전이며 길잡이를 비롯한 안내를 전담하고, 딸내미들은 가는 곳마다 사진 찍고, 걸어가면서도 그 찍은 사진을 보며 잘 나왔다고 웃고, 예상치 않은 엉뚱한 포즈라고 깔깔거리고, 우리 부부는 그 모습보고 재미있어하고, 殘暑의 老炎이 아직 威光을 잃지 않은 사이 初秋를 맞이한 濟州는 어느 곳이라도 우리가족들에게는 자연의 스튜디오 이며 놀이터이었다.

미국 Maryland(주), 국립보건원(NIH)에 근무 중인 큰 사위가 8월말 釜山에서 있었던 世界 生命工學會 主管의 Symposium에서 한 session의 발표자로 초빙되어 3년여 만에 故國을 방문하는 기회가 되었기에 Oracle에 다니는 둘째 딸내미 및 ING에 근무하는 둘째 사위도 휴가기간을 맞추어 昨年 가족 Spain Tour에 연이어 今年에도 일곱 식구 모두 Macao를 포함한 HK, Taiwan여행을 예정했다가 신종플루의 기세에 눌려 濟州여행을 하기로 급작스런 변경을 해서 지난 일요일부터 어제까지 5일에 걸쳐 늦은 휴가를 다녀왔다. 작년 스페인 여행 때도 그랬지만, 가족 여행 코스 전담인 둘째 딸이 최근 각광받기 시작한 濟州올레 코스를 포함한 좀 색다른 여행코스를 기안하여 그대로 따랐는데, 숙소로 정한 Phoenix Island도 그랬고, 團地 內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하기도 했고 건물 전체를 거의 유리로 건축하여 글라스 타워의 민트라 불리는 조망이 탁월한 식당에서 어스름 황혼부터 총총한 별이 가득한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며 즐겼던 수준급 소믈리에의 와인과 식사에 대한 친절한 안내가 곁들인 저녁식사, 즐거움이 진득이 묻어나는 가족들 사이의 대화, 멀고 가까이 환한 불을 켠 채 조업에 열중하고 있는 갈치 등을 잡는 어선의 군단들, 그 사이사이로 계속해서 끊어지고 이어지는 잔잔한 밤바다의 파도소리,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이번 여행의 白眉이었다. 그 밖에도 인터넷 등에서 탐문한 정보에 따라 오며가며 관광 중에 찾아 가 즐겼던 몇몇 맛집의 점심식사, 투명하게 쏟아지는 햇볕은 따가웠지만 간단없이 불어주는 海風의 시원함이 더위를 삭혔고, 눈을 들면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南國의 정경, 우리 모두 일을 떠나 여행중임을 만끽케하며 누적된 피로를 씻고 心氣 充塡하여 다시 日常으로 되돌아오도록 活力을 얻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번 여행의 絶頂은 올레코스 탐방이었으니, 올레코스 중 제일 絶景이라는 7코스를 완주하였는데 시작시점인 외돌개의 솔빛 바다로부터 연이은 2km 남짓까지의 絶景은 세계 어느 곳에 내어 놓아도 빠지지 않을 壯觀으로, 깍아지른 절벽을 병풍으로 沼를 이룬 바다가 조금씩의 간격을 두고 해안을 따라 펼쳐져 죽 이어져있고 사이사이로 산골 계곡을 타고 산골물이 바다로 향해 이동하며 내는 소리가 파도소리와 앙상블을 이루어,  마치 걸으며 실내악을 듣고 있는 착각에 빠지는 듯했다. 점심을 위해 중간 지점으로 하여 들른 풍림콘도 직전, 악근천 부근 코스 중 일부는 해안에 바짝 붙은 절벽을 따라 이동하도록 되어있었는데 나름대로 약간의 難코스이었지만 그런대로 스릴을 맛볼 수도 있어서 가족들 모두가 즐거워했다. 총 15km 정도의 거리를 일곱 구간 정도로 나누어 잠간씩 휴식을 취하고 대략 5시간 정도면 완주하도록 되어 있는데 일부구간은 코스를 일정 길이로 유지하기 위해 다소 억지로 포함시켜 놓은 것이 있음도 사실이나, 전반적으로는 바다를 옆에 두고 바라보며 걷도록 했으면서도 숲도 고려한 훌륭한 산책코스였다. 전체적으로는 계속 개발 중에 있는 상황인데, 현재시점에서는 총 13개의 올레코스를 개척해 놓았고, 코스의 景觀으로는 우리가 이번에 답사한 7코스가 가장 뛰어나다는 것이 현지에서의 衆評이며 다녀온 관광객들이 인터넷 상에 올려놓은 評도 그렇다는 것이 둘째아이의 敷衍이었다. 날씨가 정말 좋았음은 올레길 내내 찌푸림 없는 하늘과 바다를 아우름이었다. 내년에는 우리 집 사람 還甲이 되는 해이다. 아이들은 내년에는 좀 더 재미있고 좋은 플랜을 가져야 한다고 벌써부터 야단이다. 내년엔 막내도 짝을 이루어 7명이 아닌 8명이 휴가를 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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