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어머니 용돈 좀 주세요
이름: 18 조 광원


등록일: 2005-09-13 21:48
조회수: 4307 / 추천수: 515


어머니 용돈 좀 주세요

 

저는 올해로 딱 마흔 살이고 제 어머니는 68세 이십니다. 10년 전 부터 저는 어머니로부터 용돈을 받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어머니께 용돈 한 번 받는 것이 소원이었지요. 하지만 지독한 시집살이와 무뚝둑한 남편 때문에 어머니가 쓰실 수 있는 돈은 사실상 없었습니다. 당연히 저희 오남매에게 주실 돈이 없었죠. 우리들은 모든 일을 아버지와 상의했고, 오히려 할머니께서 광주로 유학간 우리들의 자취집까지 오셔서 용돈이며 필요한 물건을 사주시곤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할머니가 무서워 고교 3년, 대학 4년 동안 한번도 오지 못하셨습니다. 제가 직장을 잡은 후 처음으로 제 자취방에 오셔서 “내가 너를 광주로 유학 보내고 얼마나 자랑스러웠는 지 모른다. 한 번 네게 밥이라도 해주고 싶었는디... 이제야 소원을 푸는구나.“ 다음날 터미널로 모셔드리고 돌아서는데, 어머니가 낮은 소리로 저를 부르셨습니다. 어머니는 제 손에 꼬깃꼬깃한 지폐 몇장을 주셨습니다. “제가 어머니를 드려야죠!” 하며 말리는 저에게 “내가 가난한 집에 시집온 것이 제일 싫었던 때가 언젠 줄 아냐? 네가 초등학교 6학년 운동회 때 하드 값 달라고 얼마나 조르던지. 내가 돈이 있을 턱이 있냐? 하드 값 대신 욕만 한 바가지 먹고 돌아서는 너를 보며 가난한 것이 그렇게 싫더구나. 언젠가 내게 돈이 생기면 제일 먼저 네 용돈을 줘야지 하고 다짐 했단다.“ 저는 어머니의 용돈을 사양할 수 없었죠. 어머니의 그 비밀스러운 행복을 깰 수가 없었거던요. 이제는 자식들이 장성해서 어머니께 용돈을 드리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더 이상 용돈이 필요치 않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끊임없이 뭔가를 주시고 싶어 하십니다. 어느 때는 2만원을 또 어떤 때는 4만원을 네 번 접어 손에 꼭 쥐어 주십니다. 주말에 딸아이를 보고 싶어 하시는 어머니를 찾아 뵈었습니다. 손녀의 재롱에 행복해 하시던 어머니가 헤어지며 제게 주신 만 원짜리 2장. 어머니 용돈을 앞으로 얼마나 더 받을 수 있을지 잘 알지 못하지만, 오래오래 받고 싶습니다. 글 주 낙섭 / 광주 치평동 편집 조 광 원

-답글달기  -수정하기  -삭제하기   -추천하기     -목록보기  
해피리치
코가 찡한 이야기네요. 일년에 몇번 뵙지 못하지만 이번 추석에는 하루라도 어머니와 얘기를 나누고 싶네요. 딸아이와 함께 마음은 벌써 고향에 있습니다.^&^
2005-09-14
07:50:39

[삭제]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권한이 없는 회원레벨
-답글달기  -수정하기  -삭제하기   -추천하기   -목록보기  
번호  글쓴이 제목 등록일 추천 조회
56
 조광원
 아, 어 머 니!!! 2005-12-21 489 4230
55
 조 광원
 야~담~~ 2005-10-27 489 4234
54
 조광원
 낡은 운동화 (퍼옴) 2005-12-18 522 4249
53
 조광원
 믿거나 말거나 2005-11-29 495 4275
52
 테스트 합니다.
 하나둘 2005-10-17 589 4279
51
 조기웅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1 2011-03-25 667 4281
50
 김성욱
 리더는 반대를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2005-11-18 496 4285
49
 이우명
 국민이 가장 혐오하는 10人 (퍼옴) 2006-01-11 513 4285
48
 이효철
  우럭낚시이야기 2009-03-31 465 4300
 18 조 광원
 어머니 용돈 좀 주세요  1 2005-09-13 515 4307
-목록보기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DQ'Style